피차이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쿡은 우리가 AI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계획인지, 우리의 로드맵이 어떤지 이해하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제미나이 앱 배포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쿡으로부터 "올해 말까지 애플 인텔리전스에 더 많은 제3의 AI 모델들이 탑재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피차이는 올해 중반까지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올해 말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수석 부사장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최초로 공개하며 향후 제미나이 통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를 원한다"며 "언젠가는 구글 제미나이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의 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또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통합했다. 이 기능은 애플 기기 운영체제에서 텍스트 생성과 편집에 사용된다. 제미나이가 아이폰에 통합되면 챗GPT와 유사하게 시리와 연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애플 오는 6월9일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구글은 오랜 기간 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사 간의 주요 계약으로는 애플의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이 되도록 설정한 것으로 이는 이번 반독점 재판의 핵심 쟁점이기도 하다. 앞서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이 이를 위해 애플에 연간 200억달러(약 28조5000억원) 이상을 지불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 밖에도 애플은 지난 2007년 아이폰에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했다. 또 2012년까지 구글은 애플 기기에 지도 앱을 제공했다.
한편 이날 피차이는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시장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제시한 방안들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며 자사의 시장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크롬 브라우저 매각, 경쟁업체에 데이터 접근권 제공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